[충북]포항1대학 '해양科' 학생적어 50년만에 내년 폐지

입력 2003-11-05 22:56수정 2009-10-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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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켜야 하는데….”

포항1대학(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1978년부터 해양수산 분야 교수로 근무해온 K교수(54)는 5일 치러진 대입 수능시험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동료교수 3명과 함께 내년부터 강단을 떠나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대학이 내년부터 ‘해양자원환경과’를 없앴기 때문이다.

54년 포항수산초급대학으로 출발한 포항1대학의 뿌리는 ‘해양수산’.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해양수산 전문인력을 배출해왔던 이 대학도 학생수 감소라는 현실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주간 야간 합쳐 80명을 모집한 해양자원환경과에는 지난 몇 년동안 10여명의 학생으로 겨우 버텼다. 지난해부터 학생모집을 중단했고 결국 학과를 없애는 막다른 골목까지 오게됐다.

부산수산대학을 졸업하고 해군장교로 근무했고, 70년대는 참치어선 선장으로 오대양을 누빈 K교수는 후진 양성을 위한 포부를 가득 안고 대학에 들어왔다.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해양수산 관련 학과 덕분에 학교가 돌아간다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이제 사정이 너무 달라졌어요. 학생이 없습니다. 바다의 중요성을 아무리 알려도 외면합니다. 해양수산에 대해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도 책임이 있겠지요.”

M교수는 “교수직이 문제가 아니라 3면이 바다로 쌓인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지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바다를 배워 전문가가 되려는 학생이 거의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바다에 대한 M교수의 열정은 넘칠 정도였다. 2001년에는 스쿠버다이버들과 함께 직접 물 속에 들어가 동해안 50km를 조사 했다. 바닷속 뻘에 산소가 통하지 않아 바다 밑이 사막처럼 변하는 생태계 이상을 조사해 대책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편입니다. 해양생태계가 변하면서 동해를 비롯해 한반도 바다의 어종도 변하는 등 해양수산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도 바다 전문가를 위한 교육은 침몰하고 있으니….” 그는 “인기 분야는 아니지만 소수 정예 해양 수산 전문가를 키우는 정책은 필요하지 않느냐”며 한가닥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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