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8일부터 방송하는 월화드라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2TV 밤9·55)는 그런 ‘절박한’ 상황을 감안했는 지 모처럼 본격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드라마다.
제목처럼 이 드라마는 두 젊은 형제의 방황과 좌절을 그리는 청춘극. 어릴 적부터 이름난 싸움꾼이었지만 ‘똑바로 살아보려던’ 동훈(주진모 분)과 판 검사를 꿈꾸던 모범생인 동생 동진(이민우 분)은 아버지가 경찰에 쫓기다 총에 맞아 죽자 모두 방황한다. 동훈은 주먹 세계에 빠져들고, 동진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고시를 포기하고 경찰에 투신하게 된다. 이후 동훈은 자신이 몸담게 되는 조직의 비리에 몸서리치며 맨몸으로 맞서고, 동생은 경찰으로서의 직분과 형제애 가운데서 갈등한다는 줄거리다.
‘성난…’은 이전의 KBS 월화드라마보다는 확실히 흡인력 강한 볼거리다. 드라마의 축 중 하나가 깡패들의 이야기인 점은 그 단적인 예. 제작진은 격렬한 액션 장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동차 폭발 등 최근 KBS 드라마에서 찾기 힘들었던 스펙터클한 장면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 드라마의 중요한 관전법 중 하나는 ‘성난…’을 통해 연속극 첫 주연을 맡은 주진모의 연기력이 어느 정도인지 살피는 것. ‘댄스 댄스’ ‘해피 엔드’ 등 단 두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대리석같은 외모와 우수 깃든 표정 등으로 일찍이 재목감으로 거론되던 주진모는 지난해 말 노희경 극본의 KBS2 단막극 ‘슬픈 유혹’에서 도회적 세련미를 갖춘 한 동성애자의 애환을 놀랍게 표현해내 주목받은 바 있다. 애당초 연출자 이민홍PD가 ‘학교’에서 발굴한 ‘터프 가이’ 장혁을 동진 역으로 캐스팅하려다 불발되자 극의 무게 중심이 더욱 주진모에게로 옮겨지게 됐다. 결국 그는 이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본격 검증받게 된 셈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