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탈출' 아직 멀다…경기 흥청대지만 해외평가 싸늘

입력 1999-08-11 18:33수정 2009-09-2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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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벗어난 듯 흥청거리지만 우리경제의 대외환경은 ‘IMF 탈출’을 거론하기엔 아직 턱없이 열악하다. 올해초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잇따라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올렸지만 외국투자가들이 우리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 때문.》

더욱이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한국경제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확산돼 ‘자칫 IMF 직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삼성전자도 여전히 투자부적격〓초우량기업으로 통하는 삼성전자마저 S&P와 무디스가 평가한 신용등급은 각각 BB―와 Ba1으로 여전히 ‘투자 부적격’ 수준이다.

국책은행과 한전 한국통신 등 공기업을 제외하고 투자적격을 받은 국내기업은 LG칼텍스정유 SK㈜ SK텔레콤 등 3개사뿐. 국가등급은 투자적격으로 회복됐지만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국내 저금리와 부채비율 감축목표 때문에 기업들이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 해외차입 여건 악화를 실감하지 못할 뿐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처럼 상반기 대규모 순익을 올린 기업의 경우 조만간 투자적격으로 격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그러나 “국가등급이 투자적격에 턱걸이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적격이 되기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차입금리도 여전히 높다〓6대 시중은행의 외화차입 금리도 여전히 높다. IMF 직후 ‘리보(런던은행간 금리)+4%’까지 치솟았던 평균 차입금리는 올 6월 ‘리보+1%’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3월의 ‘리보+0.4%’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 높은 가산금리를 부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돈을 빌려쓰는 국내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상승시켜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

외환평형채권 가산금리 역시 6월 1.5% 정도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올라 현재 2%를 넘어선 상태.

▽IMF이전 회복 요원한 해외사업〓국내 대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동남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판매촉진이나 보완투자에 그치는 실정. 현지법인의 차입여건이 개선되지 못한 데다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환율이 크게 오른 탓이다. 기아자동차가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을 재개하고 LG전자, 삼성전자가 평면TV나 반도체 등 특수 품목의 판매망을 정비한 것 등이 고작. 정부의 부채비율 감축정책도 기업들이 해외사업을 소홀히 하는 배경이 됐다. 5대그룹은 높은 부채비율이 불러올 유무형의 제재를 우려, 국내 계열사를 매각하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IMF탈출에 적신호〓대우그룹 유동성위기가 표면화된 데 이어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우리경제의 IMF탈출은 더욱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대만간 갈등과 중 위안(元)화의 평가절하 압력,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국제시장에 불안심리가 확산돼 우리경제의 대외환경이 자칫 I MF직후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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