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박청수 교무, 30년간 41개국서 자선사업

입력 1999-08-10 18:46수정 2009-09-2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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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수교무(62)는 원불교계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소녀같은 미소와 목소리를 지닌 그는 종교의 벽과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 은혜를 심는 정열의 종교인이다.

박교무는 18일 히말라야 설산(雪山)의 라닥을 찾는다. 흰구름도 쉬어가는 해발 3600m의 고원. 영하 40도의 겨울이 8개월 동안 지속되고, 여름엔 모래섞인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세계의 오지(奧地)다.

“창공을 찢는 듯한 모래바람과 강한 자외선 때문에 숨쉬기는 물론 눈조차 제대로 뜨고 있기가 힘든 곳입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이곳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마하보디 카루나 자선병원의 개원식을 갖는다. 그가 라닥과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불교대회에 참석한 인도의 상가세나 스님의 편지 한 통 때문이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갖도록 해달라는 절절한 사연.

박교무는 우선 강남교당의 교우들과 함께 헌옷가지를 모았다. 천주교 대치동성당의 신자들과 숙명여고 학생들도 나서 컨테이너 6대 분량의 겨울옷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2년 뒤 1억여원의 성금을 모아 이곳에 불교기숙학교를 건립했다. 그후 황량한 벌판에는 학교와 국제선(禪)센터, 병원이 세워져 하나의 타운이 형성됐다. 특히 50병상 규모의 카루나 자선병원은 첨단 진료시설을 갖추고 10개 과목을 진료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박교무는 국내에서는 20년째 천주교 나환자 시설인 성라자로마을을 도와왔다. 또 북한 동포에 대한 비료 식량 의약품 지원, 중국 훈춘시 장애자 특수학교 건립, 캄보디아 지뢰제거 지원, 코소보 난민돕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한인 정착촌 지원 등 그의 자선사업은 전 지구촌에 걸쳐있다. 30년간 그가 지구촌 자선사업에 지원한 성금은 총 41개국 21억여원에 이른다.

그러나 그의 자선사업은 기업과 교우들의 보이지 않는 정성이 뒷받침돼 가능했다. 특히 원불교 강남교당 교우들이 한푼 두푼 낸 성금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히말라야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어린이들에게 그는 ‘마더’로 불린다. 라닥의 티벳불교 승려들은 그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원불교 경전을 힌두어와 라닥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원불교를 포교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종교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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