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차로제 부활" 목소리 높다…3일 버스추락사고 계기

입력 1999-08-04 19:42수정 2009-09-2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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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눈총받는 지정차로제 폐지.’

3일 강원 춘천에서 발생한 직행버스 추락사고의 원인이 앞서가던 분뇨차량의 급작스러운 차로변경에 따른 추돌로 알려지면서 5월 폐지된 지정차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5명이 사망하고 36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번 사고는 경찰조사결과 버스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분뇨차량이 갑자기 2차로에서 1차로로 차로를 바꿔 뒤따르던 버스가 추돌해 빚어진 것으로 잠정결론이 내려진 상태. 사고소식을 접한 승용차 운전자들은 “차종별 지정차로제의 폐지로 인한 사고증가는 예견됐던 것”이라며 “대형화물차량이 차로를 마구 넘나들며 난폭운전을 일삼는 바람에 일반 운전자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산에서 서울로 자가용 출퇴근을 하는 회사원 김근일씨(34)는 “난데없이 끼어드는 대형화물차량을 피하려다보니 ‘곡예운전’이 일상화됐다”며 “일반운전자들의 안전을 외면한 지정차로제 폐지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휴가를 다녀온 박일용씨(42·자영업·서울 강남구 신사동)도 “고속도로에서 잇달아 대형화물차량이 갑자기 1차로에 진입하거나 뒤에 바짝붙어 경적을 울리고 전조등을 켜대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일부 교통전문가들은 소형차와 대형차의 혼재율이 높고 도로의 기능별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국내 교통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지정차로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교차로 부근의 좌회전차로 등 대기차로의 폭이 2.75m까지 축소돼있고 차로의 구성도 중앙선쪽 1차로는 다른 차로에 비해 차로폭을 좁게 설정해 도로여건상 대형차량들의 통행이 어려운데다 주변차량까지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대표는 “지정차로제 폐지이후 운전자들의 잦은 차선변경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시설보완과 운전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시행을 유보하고 시범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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