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國防, 아라파트에 "매춘부 아들" 극언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2분


4일 70회 생일을 맞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최악의 생일선물을 받았다. 같은 아랍권인 시리아의 국방장관이 ‘매춘부의 아들’이라며 그를 모욕했기 때문이다.

무스타파 틀라스 시리아국방장관은 2일 레바논의 군행사에서 연설을 하던 중 “창녀의 아들, 당신(아라파트)은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이 장래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쥐처럼 조용히 있었다”고 극언을 퍼부었다고 외신들이 3일 전했다. 틀라스장관은 이어 아라파트를 스트립쇼를 하는 무희에 빗대 “무희는 벗을수록 아름답지만 아라파트는 벗을수록 추하다”고비꼬았다.

팔레스타인측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아라파트의 측근 아메드 압델 라흐만은 3일 하페즈 아사드 시리아대통령에게 “아랍의 단결을 해치는 틀라스를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틀라스장관의 발언은 좀 심하기는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펼치고 있는 ‘평화외교’에 대한 시리아 지도부의 뿌리깊은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리아는 팔레스타인이 93년 이스라엘측과 전격적으로 오슬로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단독으로 와이리버협정을 체결한 것을 배신행위로 보고 있다. 하페즈는 지난달 아라파트가 추진한 아랍정상회담을 앞장서 무산시키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틀라스장관은 “이스라엘측에 끌려다니는 팔레스타인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이지 아라파트의 명예를 훼손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아라파트도 관영언론에 “더이상 응대말라”고 지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라파트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고 있던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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