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水魔에 病魔까지…수재민 「4중고」

입력 1999-08-03 23:41수정 2009-09-2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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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2만여명에 달하는 수재민들이 물난리에 태풍까지 겹쳐 며칠째 식수 전기 가스가 단절되거나 부족한데다 배탈 피부병 감기 등 각종 질병까지 겹쳐 고통을 받고있다. 또 엄청난 수해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악취에 시달리는 등 4중고를 겪고 있다.

◆식수난◆

물난리 속에 물이 없어 난리다. 상수도 취수장의 침수로 4일째 수돗물이 끊긴 경기 동두천시 시민 7만4000여명은 공동주택 수도탱크에 비축돼 있던 물마저 떨어지자 시내 50여곳에 배치된 70여대의 급수차에서 식수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이재민들은 집안 청소 등을 위한 물은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빗물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나흘간 고립됐던 경기 연천군 장남면 250가구 860여명은 간이상수도시설이 침수돼 샘물과 물탱크에 저장된 수돗물을 조금씩 아껴 쓰고 있다. 경기 파주시 이재민들은 “소방차를 통해 배급받은 물로 겨우 갈증을 해소하거나 밥을 짓고 있어 몸을 씻는 일은 생각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질병◆

복통 설사 피부병 등을 앓는 이재민이 급격히 늘고 있다. 또 담요 등이 부족해 덜덜 떨다 감기에 걸리거나 수해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파주시의 경우 3일 진료를 받은 환자가 283명으로 전날의 164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나마 이들은 나은 편이다. 대다수의 이재민이 교통이 두절돼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파주시 문산읍에서는 이재민 200여명이 오염된 물로 인해 피부병에 걸려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김정희씨(41·여)는 “중학생인 아들과 초등학생인 딸이 갑작스러운 충격 때문인지 대피소에서 밤새 ‘집에 가겠다’며 보챘다”고 호소했다.

◆전기 가스 단절◆

파주시의 적성면 율포리 장현리와 파평면 두포리 눌로리 등지는 전기와 유무선 전화가 모두 불통돼 밤마다 ‘암흑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적성면 율포리 김문호씨(37)는 “전기 전화가 끊겨 방송마저 들을 수 없어 비가 언제 얼마나 더 쏟아질지 불안해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고 말했다.

사흘째 고립된 문산읍 고층아파트에 남아 있는 850가구 주민들은 휴대용가스레인지를 이용해 쌀과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쓰레기◆

산더미같이 나오는 쓰레기 처리문제도 이재민들에게는 골칫덩어리다. 집중호우로 읍내전체가 물에 잠겼던 연천읍은 4일 주민들이 가재도구 청소에 나서면서 골목마다 쌓아둔 각종 쓰레기들로 읍내 도로 양쪽이 쓰레기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연천군내는 또 폐사한 가축 46만9000마리와 군남면 남계리 축산분뇨처리장 등 오물정화시설의 침수로 인해 각종 분뇨에서 뿜어나오는 악취도 코를 틀어막아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다.

〈연천·동두천·파주·문산〓박종희·권재현·이헌진·선대인·박윤철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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