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올가」북상 전국 큰피해…한강水系 초비상

  • 입력 1999년 8월 3일 18시 40분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 ‘올가’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3일 낮 한반도에 상륙한 제7호 태풍 ‘올가’는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전국에 초속 20∼30m의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를 쏟았다.태풍 ‘올가’는 제주 일부 지역에 500㎜가 넘는 폭우를 뿌린 것을 비롯해 충남과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200∼300㎜의 비를 내린뒤 시속 45㎞의 빠른 속도로 북상, 4일 오전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도 서쪽 해상에 진입한 이후 북상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방향이 황해도 쪽으로 향하면서 중부 내륙지방을 비켜갔다”고 밝혔다.

태풍의 꼬리 부분에 남아있는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이날까지 전국에 50∼1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7월31일부터 3일 오후 3시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경기 파주가 881㎜로 가장 많았고 △연천 795 △철원 788.9 △동두천 778.9 △서울 518.8 △춘천 492△제주 252.2㎜ 등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3일 오후 현재 29명(군인 5명 포함)이 숨지고 22명(군인 2명 포함)이 실종되는 등 모두 51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주택 60여채가 파손되고 8000여채가 침수돼 2만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고 농경지 2만9600여㏊가 물에 잠겼다.

▼인명피해▼

3일 오전 11시경 전남 장흥군 안양면 고당마을 앞 진입로에서 나뭇가지를 치우기 위해 승용차에서 내리던 전우익씨(34·대구 달서구 감3동)가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맞아 숨졌다.

오전 9시40분경에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 거산리 야산에서 이 마을에 사는 채홍문씨(70)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이에 앞서 2일 오후 8시경 경북 봉화군 춘양면 소벽3리 이창의씨(76) 집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흙더미가 이씨 집을 덮쳐 이씨가 매몰돼 숨졌다. 같은날 오후5시경에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 935번 지방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운행중이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두 가족 6명이 실종됐다.

▼이재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6519가구 1만970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15가구 601명 △인천 183가구 546명 △경기 5041가구 1만5934명 △강원 1080가구 2620명 등이다.

이들 이재민은 학교 관공서 마을회관 교회 등에 분산 수용돼 있다.

▼단전 단수▼

경기 의정부와 전곡, 강원 춘천과 철원 등 6552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고 7만4029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홍성철·이진영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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