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천체지질학자 슈메이커, 인류 최초로 달에 묻힌다

입력 1999-07-30 00:01수정 2009-09-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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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천체지질학자 진 슈메이커의 유해가 인류최초로 달에 묻힌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슈메이커는 미국의 달 착륙선 ‘아폴로’호 승무원들에게 달 탐험 훈련을 시켰고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을 발견한 인물.

그는 97년 호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시신은 화장됐다. 그러나 화장된 유해의 일부가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소형우주선 ‘루나 프로스펙터’호에 실려 달로 떠났다.

‘루나 프로스펙터’는 1년반의 여행 끝에 31일 달의 한 분화구 속으로 날아가 충돌한다. 이때 그의 유해가 담긴 캡슐도 분화구 속에 함께 묻힌다. 그의 유해가 달에 안장되는 날은 인간의 달착륙 30주년 기념일(20일)과도 거의 때를 같이 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다.

그의 부인이며 동료 학자였던 캐롤린은 지난해 ‘루나 프로스펙터’ 발사 때 “진(남편)은 자신의 재가 달에 묻히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는 감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린은 또 “우리는 달을 볼 때마다 진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메이커는 생전에 “직접 달에 가서 내 망치로 달 표면을 파 볼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일생 최대의 실망일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달 탐험에 애착을 보였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원래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으나 60년대에 엄격했던 건강 검사에 통과하지 못해 비행사 시험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평생을 태양계 연구에 바쳐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운석의 충돌 등을 연구하는 우주충격학을 창시했다. 아폴로 우주선 승무원들에게 암석 보는 방법과 지질을 파악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달 착륙의 과학적 성과를 극대화시켰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배린저 분화구가 거대한 운석이 떨어진 자국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93년에 부인 및 천문학자 데이비드 레비와 함께 새로운 혜성을 발견해 ‘슈메이커―레비 9’로 이름붙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혜성은 94년7월 목성과 충돌해 부서졌다.

〈이종훈기자〉taylo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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