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비디오 백서]머리칼이 쭈뼛『이건 악몽이야』

  • 입력 1999년 7월 22일 18시 12분


여름은 공포영화의 계절. 다른 계절엔 비디오 대여점에서 찬밥신세인 공포영화 대여율이 여름만 되면 30%이상 늘어난다. 그러나 공포영화도 천차만별. 오싹해지는 기분을 ‘즐기며’ 볼 만한 무난한 공포물이 있는가 하면 너무 기괴해 공포영화광이 아니면 좋아하기 어려운 저예산의 B급 공포물도 부지기수다.

▼‘견딜만한’공포영화

‘스크림’은 등장인물이 모두 공포영화를 줄줄 읊어대는 마니아들이지만 공포영화광이 아니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오락영화. 덴젤 워싱턴 주연의 ‘다크 엔젤’에서는 잔인한 장면없이 신체적 접촉에 의해 옮겨 다니는 악령과 형사의 싸움이 흥미진진하다. 같은 제목의 별 볼일 없는 영화와 혼동하지 말 것.

영화에 곧잘 출연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가장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코미디와 액션,공포가 뒤범벅된 오락물. 2편도 비디오로 나왔지만 1편만 못하다. 최근 출시된 존 카펜터 감독의 ‘슬레이어’도 액션과 공포, 스릴러를 종횡무진 엮어낸 연출솜씨가 빛난다. 같은 감독의 ‘매드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무난한 공포영화가 시시하다면

우선 공포영화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캐리’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이 있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난 시체들의 밤’은 지금 보기엔 시시할지 몰라도 공동묘지같은 60년대 미국사회를 통렬하게 공격한 공포영화의 수작.

인터넷 공포영화 사이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피터 잭슨 감독의 ‘데드 얼라이브’ ‘고무인간의 최후’ ‘프라이트너’는 저예산의 B급 공포영화의 진면목을 즐길 수 있는 영화들. 치과의 오싹한 분위기를 처음으로 영화에 담아낸 ‘덴티스트’, 철학적인 흡혈귀 영화 ‘어딕션’도 마니아용.

‘헨리:연쇄살인범의 초상’과 ‘퍼니 게임’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자신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들이지만 마니아가 아니라면 불쾌해서 보기 어렵다.

▼한편으로 만족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시리즈물이 있다. 칼로 난도질을 하는 슬래셔 무비의 고전인 ‘할로윈’, B급 공포영화중 최초의 히트작인 ‘13일의 금요일’, 불가사의한 악령의 힘을 빌린 오컬트 무비의 원조인 ‘오멘’, 육체적 쾌락에 대한 집착을 다룬 ‘헬레이져’…. 단 대개의 공포영화 시리즈물들은 1편이 제일 낫다는 사실을 유념할 것. (도움말 비디오대여 체인점 ‘영화마을’ ‘으뜸과 버금’)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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