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개헌 유보/자민련]『말도 안된다…어쩔수 없는 선택』

  • 입력 1999년 7월 21일 19시 33분


연내 내각제 개헌 유보가 확정된 21일 자민련 의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철언(朴哲彦·대구 수성갑) 부총재와 김현욱(金顯煜·충남 당진) 사무총장 등은 개헌 유보 결정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내각제 강경파 의원들은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특히 이날 저녁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대전시지부후원회에서 개헌 유보 결정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참석한 의원은 김용환(金龍煥·충남 보령) 전수석부총재와 이인구(李麟求·대전 대덕) 전부총재등충청권의원 11명.김전수석부총재는 “이제 국민은 더 이상 정치권을 믿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자민련의 존재이유인 내각제의 불씨를 타오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인구전부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내각제약속을 파기하려면 대통령의 신임을 묻는 중간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범(李元範·대전 서갑)의원은 “이렇게 하고도 여당이 내년에 총선에서 이기려고 한다면 ‘군밤에서 싹이 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칠환(金七煥·대전 동갑)의원도 “요즘 충청도 민심은 (김종필총리가) 충청인의 자존심, 내각제, 자민련을 팔아먹었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조영재(趙永載·대전 유성)의원은 “20세기를 정치사기극으로 끝낼 수는 없다”면서 “이제 우리 국민은 지도자들이 무슨 얘기를 한들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전수석부총재는 행사에 앞서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으며 그 길이 있다면 그 길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대전〓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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