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리 기자회견/여는 말(전문)]

  • 입력 1999년 7월 21일 19시 33분


저는 요즘의 여러가지 정국 현안에 대해 밤잠을 못 이루면서 고뇌해 왔습니다. 최근 여러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구구한 해석으로 많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된 점은 저의 본뜻을 충분하게 전달하지 못한 저에게도 그 책임의 일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현안에 대해 저의 입장을 보다 명확히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최근에 “연내 개헌문제 때문에 공동정권이 붕괴돼서는 안된다”는 저의 의견이 내각제 개헌 포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파문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내각제야말로 국민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고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체제라는 저의 신념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고 있고 특히 정치는 여야의 극한 대결양상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회복과 남북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도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늘의 현실에서 국회에서 개헌선을 확보하지 못한 공동여당이 어떻게 연내에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것인지, 국가 장래를 그르치는 혼란은없을것인지수없이 고민해 온 것이사실입니다.우리정치권과 양식있는 많은국민도솔직히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의견이있는것으로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연내 개헌문제에 대해 공동여당이 국민 앞에서 공개리에 논의해보자는 의견을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현안과 관련하여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화되고 구구한 억측들이 국민을 오도하고 있어 총리직마저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 이러한 정치관련 문제들을 상의하기 위해 저와 자민련 박태준총재는 대통령을 만나 다음과 같이 합의했음을 말씀드립니다.

첫째, 우리가 처한 여러가지 상황 등을 고려하여 연내개헌은 어렵다고 판단해서 개헌문제의 연내 논의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각제 실현을 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간에 계속 협의해서 결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둘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합당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17일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는 대통령의 여러가지 시국구상의 말씀을 들었으나 이에 대해 합의한 일이 없습니다. 셋째, 앞으로 정치현안은 양당의 8인위원회에 맡겨서 협의 결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넷째, 우리 양당은 국정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고 굳건한 공조를 견지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저와 자민련은 공동정권의 한 주체로서 산적한 국정현안을 능동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있어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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