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新黨합의 파장]『일거에 정국돌파』 새틀짜기

입력 1999-07-20 18:41수정 2009-09-2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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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워커힐 호텔에서 회동해 ‘2여(與)+α’ 방식의 신당창당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계개편논의가 급류를 타는 양상이다.

이날 회동에서 DJP간에 논의된 내용은 사안의 성격상 여권핵심부 내에서도 추측이 엇갈린다. 정확한 내용은 두 사람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그날 회동이 부부동반 만찬이었는데 깊은 정치얘기를 나눌 수 있었겠느냐”며 “특히 김총리의 경우 아직은 합당에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를 비롯해 국민회의와 자민련내의 합당추진론자들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헤쳐 모여’형태로 합당하고 한나라당 비주류 중진들과 재야세력이 모여 ‘2여+α’형태로 신당을 창당하는 길밖에 없다”며 신당창당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사실은 이미 김대통령이 신당창당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정국구상을 하고 있다는 흔적이 이곳 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점이다. 김대통령이 국민회의 지도부개편에서 자신의 수족과 같은 동교동계 인사들을 당의 전면에 포진시켰을 때부터 정치권에서는 연말의 ‘제2창당’을 겨냥한 준비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도 “신당창당 이외에는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김대통령이 ‘고급옷 로비사건’ 등 각종 의혹사건으로 정권기반이 흔들리는 위기상황 속에서 국정운영의 안정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상황을 ‘정면돌파’할 수 밖에 없다는 결심을 한 것 같다는 게 여권 핵심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따라서 DJP 회동에서 범(汎)여권 및 제삼세력을 아우르는 신당창당의 원칙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설은 진위여부를 떠나 개연성 차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현재 여권핵심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당창당의 개념은 90년 호남이라는 특정지역을 배제한 채 ‘지역야합’의 형태로 이루어졌던 3당합당의 재판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많다.

정권출범초 논의됐던 대구 경북(TK)지역과의 ‘지역연합’이나 YS측과의 ‘민주대연합’구도가사실상실패함에따라 영남을 제외한 ‘비(非)영남지역 연합’의 성격을짙게띄고있는게특징이란얘기다.

실제로 그동안 여권핵심부가 한나라당 조순(趙淳)명예총재나 이한동(李漢東)고문 등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여온 것도 중부권과 강원지역을 망라해 영남을 포위한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핵심부 내에서도 아직 자민련을 포함한 ‘2여+α’ 형태의 신당을 창당할 것인가, 아니면 자민련과의 합당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제2창당’의 수순을 밟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가닥이 잡히지 않은 듯하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의 득실계산상 합당보다는 연합공천이 수도권에서의 승부에 유리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불거져 나온 ‘2여+α’니 ‘8월 신당창당론’이니 하는 논의는 ‘밀실야합’이란 여론의 비판과 야당의 극렬한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게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회의론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제2창당에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분명한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밥솥의 뚜껑을 뜸들기도 전에 연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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