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수사]2억9천만원 강탈당한 강남부자는 누구?

  • 입력 1999년 7월 18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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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申昌源)은 ‘한탕’에 거액을 터는 절도범이었다.

신은 은신 중이던 전남 순천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1억8000여만원의 출처에 대해 올 6월초 서울 강남의 한 고급빌라에서 인질극을 벌여 강탈한 2억9000만원중 일부라고 밝혀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16일 전남 순천에서 부산으로 신을 호송하던중 신이 이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신은 6월초 서울 강남의 주택가 일대를 배회하다 BMW 링컨콘티넨털 등 외제 승용차 여러대가 주차돼 있는 100여평형 고급빌라에 침입했다.

신은 빌라에 있던 부부와 아들 3명을 흉기로 위협해 금고를 열게 했다.

금고 안에는 5000만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160장이 보관돼 있었다.

남편과 아들을 인질로 잡은 신은 부인을 시켜 CD 5장을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꿔오게 해 이 돈 2억5000만원과 금고 밖에 따로 보관 중이던 4000만원 등 총2억9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신이 ‘집 주인은 언론에 자주 등장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이었고 신고를 하지 않는 대신 내게 자기 신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신이 진술한 기간에 그같은 거액의 강도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이 지난해 7월 나타났던 서울 강남구 포이동, 서초구 양재동 등의 대형 빌라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18일 현재까지 ‘문제의 피해자’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의 진술이 사실일 경우 피해자는 신분노출을 꺼리는 고위 공직자나 기업가 또는 사채업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검경의 수사를 통해 ‘신창원 리스트’가 작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천〓정승호·이명건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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