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장실유머 영화」제작붐…질펀한 성적 농담 가능

입력 1999-07-15 18:44수정 2009-09-23 22:5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은 평범한 소재로는 더이상 젊은 관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일까. 점잖은 관객의 비위를 건드리는 성(性)과 배설물에 대한 질펀한 농담, 아랫도리를 소재로 한 이른바 ‘화장실 유머(Toilet Humor)’ 영화들이 요즘 할리우드에서 강세다.

지난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시작된 ‘화장실 유머’는 ‘오스틴 파워’로 이어졌고 비슷한 유형의 ‘빅 대디’는 최근 ‘오스틴 파워’를 누르고 역대 코미디 영화사상 최고의 개봉 첫주 흥행기록을 세웠다. 현재 미국 흥행순위 1위 영화는 성적 호기심이 가득한 10대 젊은이들의 자위행위와 별스러운 첫경험담이 담긴 ‘아메리칸 파이’.

이 ‘화장실 유머’영화들은 선악구조가 뚜렷한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달리 뒤틀린 유머, 저속할 정도로 적나라한 농담, 고상함에 시비를 거는 의도적인 천박함을 무기로 한다.

이런 영화들에 미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금기의 영역에 남아있는 성과 신체의 일부분에 대한 자유분방한 풍자, 바보같지만 거침없는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해석. 60년대 비트세대가 기성의 권위에 이유없는 반항을 했다면 세기말의 젊은이들은 조롱과 시끌벅적한 웃음으로 맞서는 셈이다.

점점 표현이 과감해져가는 TV와의 경쟁끝에 TV가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유머를 추구하면서 저렴한 제작비로 젊은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제작비 2000만 달러의 ‘메리에겐…’가 미국내에서만 제작비의 9배에 달하는 1억80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것도 ‘화장실 유머’영화에 제작자들이 눈독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됐다.

아직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그같은 흐름은 발견되지 않는다. 한 영화제작자는 “코미디 장르의 저변 관객층이 넓지 않고 성과 신체에 대한 관념이 서구와 다른 국내에서는 ‘화장실 유머’류의 영화들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