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개선안의미]소유-경영 분리 「채찍」

입력 1999-07-14 18:36수정 2009-09-2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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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착수한 5대 재벌그룹 계열의 증권사와 투신운용사등에 대한 특검과 공정거래위원회의 3차부당내부거래 조사, 그리고 14일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개편안의 기본골격은 모두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오너중심의 현행 경영체제의 전면 개편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부채비율 200%달성 등 재무구조개선에 초점을 맞춰온 재벌개혁이 앞으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 지배구조 개편쪽으로 전환한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지배구조개편안은 재벌총수의 경영권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재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향후 재벌개혁은 말이 아닌 법과 제도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정부는 상법 증권거래법 신탁업법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처리한 다음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경우 공익성이 강한 만큼 일반기업보다 훨씬 강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위가 제시한 금융기관 지배구조 개선안은 △이사의 절반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3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되 감사위원은 사외이사들이 외부의 전문가단체 및 시민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선임하며 △감사위원 추천서에 감사위원 후보가 오너와 관련이 없다는 각서를 첨부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사의 절반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것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총수를 견제하는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재경부가 추진중인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감사위원회 적용대상기업의 확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누적투표제 의무화 △대표소송제 요건완화 △상속 증여세과세강화 등이다.

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단기간내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 총수의 경영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오너세습제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누적투표제의 도입도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이사를 선임하도록 함으로써 지배주주의 독주를 막으려는 의도다.

정부의 생각대로 재벌개편이 추진되면 총수 한사람이 좌지우지하는 현행 재벌경영체제는 계열사의 이사회중심의 독립적인 경영체제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오랜 경영관행이 제도의 변화만으로 단번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제도와 관행이 충돌하는 부작용도 생겨나 기업경영이 진통을 겪는 사례도 많아질 것으로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임규진·박현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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