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정책 바꾸나?…韓銀, 日실패사례 보고서 내

입력 1999-07-14 18:36수정 2009-09-2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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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저금리 정책은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적정금리 수준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이 14일 일본의 저금리정책 실패원인을 조목조목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은은 이날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예에서 보듯 재정 통화 등 거시경제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민간부문의 구조조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경제주체들이 장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아무리 많은 돈을 풀어도 그 효과가 실물경제에 고르게 파급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

일본은 95년 이후 단기금리를 연 1% 미만으로 억제하고 있는 대표적인 초저금리 국가. 이달초 콜(금융기관간 단기자금거래) 금리가 연 0.03%까지 떨어져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디플레이션 기미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일본의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신용위험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한 원인”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칫 물가관리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실물경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예측 판단과 이를 기초로 한 선제적 금리정책만이 저금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보고서 내용이 기존 저금리 정책기조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자 한은 고위관계자는 “연구리포트일뿐이며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은 안팎에서는 “요즘 금융시장 사정을 감안할 때 한은이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보고서 형식으로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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