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經硏 「퇴진」보고서 파문]전경련-재게 『몸사리자』

입력 1999-07-14 18:36수정 2009-09-2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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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경영진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가 재계에 파문을 일으킨 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재계의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졌다.

보고서 파문의 당사자인 한경연은 14일로 예정됐던 ‘대기업 제2금융권 지배문제’관련 기자설명회를 하루전 갑자기 취소했다. 제2금융권 자금을 5대그룹이 독식한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나와도 괜한 오해를 살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관측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강조한 ‘명령으로 안되는 경제’를 출간한 좌승희(左承喜)원장의 기념행사도 취소됐다. 한경연 관계자는 “당분간 침묵할 때”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14일로 예정됐던 정몽구(鄭夢九)현대회장과 전경련 출입기자단과의 오찬도 현대측 요구로 취소됐다. 현대측은 ‘갑작스러운 지방출장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재계는 최근 급속하게 퍼진 재벌총수 퇴진설, 와병설 등과 무관치않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기호(李起浩)청와대 경제수석이 먼저 제의했던 15일 경제수석―전경련 회장단 간담회도 무기 연기됐다. 모처럼 청와대 핵심측근과의 회동을 계기로 정부와의 ‘해빙(解氷)’을 염원했던 재계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경연 보고서는 그 발간배경 및 결론과 무관하게 재계에는 큰 혹을 붙였다는 평가다.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이 재계에서도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인상을 일반 국민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도 한경연 연구위원들에게 ‘시기가 문제였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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