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아름다운 연착」…혼수상태 소년 후송 목숨건져

입력 1999-07-07 19:19수정 2009-09-2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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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낮 12시40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서울행 대한항공 018편 보잉747항공기는 승객 326명을 태우고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이륙했다. 그러나 이륙한 지 1시간반 가량 됐을 때 기내가 갑자기 술렁거렸다.

리처드 권이라는 다섯살짜리 소년이 갑자기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혼수상태에 빠진 것.

승무원에게서 권군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 기장 최기수(崔基洙·48)씨는 기내방송을 통해 “승객중 의사가 있으면 도와달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에서 소방대원으로 근무중인 미국인 앤드루 밀러(25)는 곧바로 권군 좌석으로 달려가 인공호흡을 한 뒤 기내에 비치돼 있던 의료장비로 산소를 불어넣었다.

권군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밀러는 최기장에게 “아이를 살리려면 가장 가까운 공항에 비상착륙하는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018편 비행기는 항로를 바꿔 오후3시반경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고 권군은 스탠퍼드대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조치 끝에 의식을 되찾았다. 대한항공은 이날 비상착륙을 위해 12만 파운드(1500만원 상당)의 기름을 상공에서 버렸다. 또 이로인해 김포공항 도착도 예정보다 5시간 늦어졌다. 그러나 이날 승객과 승무원 모두는 서울로의 여정도중 내내 뿌듯해하는 분위기였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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