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내며 추월』 신혼부부 엽총살해 범인 검거

  • 입력 1999년 7월 6일 23시 36분


올 1월 강원 삼척에서 발생한 신혼부부 살해사건(본보 1월20일자 A19면) 용의자 2명이 사건 발생 6개월만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모호텔 앞에서 정모(36·강원 동해시) 한모씨(33·수원시 권선구)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뒤 대전 서부경찰서에 영치해 두었던 이탈리아제 엽총 1정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월19일 오후 4시10분경 승용차를 몰고 사냥을 가다 삼척시 노곡면 상마읍리 비포장도로에서 김모씨(28) 등 신혼부부가 탄 그랜저승용차와 추월경쟁을 벌이다 엽총으로 김씨 부부의 머리와 목 등을 쏴 숨지게 한 혐의다.

정씨 등은 경찰에서 “비포장도로에서 그랜저가 먼지를 내며 추월해 우리가 다시 추월했고 1㎞ 정도의 구간에서 4,5차례 추월을 반복했다”며 “서로 유리창을 열고 욕설을 주고 받다가 홧김에 엽총으로 김씨의 머리를 쏘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그랜저가 멈춰선 뒤 “남편을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사정하던 김씨 부인의 가슴에 엽총 두발을 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이들은 이어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김씨 부부가 갖고 있던 수표와 현금 등 8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뒤 가방과 지갑은 인근 야산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밤 경기경찰청으로부터 정씨 등의 신병을 넘겨받은 삼척경찰서는 이들이 금품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삼척·수원〓경인수·박종희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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