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보고서 중순께 공개]「對北정책」조기 정리

입력 1999-07-06 19:50수정 2009-09-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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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대북 포괄협상안을 담은 ‘페리 보고서’를 이달중 공개키로 합의한 것은 한미양국의 대북정책 전개방식이 변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지금까지는 미국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개인적 활동을 통한 측면돌파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한미간의 공식 외교채널을 활용한 정면돌파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페리보고서 조기공개 합의에는 특히 한반도 정세의 혼미상태를 시급히 정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실험 움직임과 남북한의 서해교전, 남북 차관급회담 결렬 등으로 지금이 협상국면인지 대결국면인지조차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불투명한 원인은 대북 협상안에 대한 북한의 무반응에 있다. 따라서 한미양국의 제안을 분명히 해서 북한이 과연 협상의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밝히도록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미국은 페리조정관의 대북포괄협상안에 대한 북한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강석주(姜錫柱)외무성 제1부상을 워싱턴으로 초청했으나 북한측은 이 초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페리조정관이 대북정책 검토를 넘어 새로운 대북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미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지지를 철회한 점도 페리보고서 조기종결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 하원 벤저민 길먼 국제관계위원장(공화)은 의회의 동의없는 새로운 대북정책 추진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그동안 페리조정관의 활동에 대한 완벽한 공조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와 북한이라는 두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북정책의 탄력성을 잃게 되자 공개외교로 전환해 대북협상의 계기를 계속 살려나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페리보고서가 완전히 공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북포괄협상안은 공개되겠지만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하는 등 북한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한 정책권고사항은 미 의회에 비공개 보고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페리보고서의 미 의회 제출시기는 이달 25일경으로 예상된다. 중간에 새로운 변수가 발생한다고 해도 미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 다음달 7일 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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