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보이콧 무리수」내부서 비판목소리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09분


한나라당이 5일 공동여당에 대해 특별검사제 단일안 제시를 요구하며 국회 운영을 보이콧하자 당내에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협상 여지가 남아 있는 마당에 두 여당의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국회를 보이콧한 것 자체가 국민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동여당이 단일안을 내놓는다 해도 그것이 최종안이라는 보장이 없는데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집권경험’ 운운하면서 국회 일정을 볼모로 잡는 것은 ‘야당식 구태(舊態)’를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무성하다.

이에 대해 당지도부는 “전면 특검제를 수용할 듯 하다가 말을 바꾸는 공동여당에 대해 유일한 항거수단이 국회 거부밖에 더 있느냐”는 논리를 폈다.

그렇다 해도 아직까지 특검제 협상에서 아무런 절충안을 내놓지 않은 한나라당이 타협안을 내려다가 삐걱거린 공동여당을 문제삼아 국회 거부 카드를 꺼낸 것은 지나친 ‘완승(完勝)주의’의 산물이라는 게 당내 비판론자들의 견해다.

당 안팎에서는 “한나라당이 자체적인 특검제 협상안 도출이 어렵자 여당에 책임 떠넘기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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