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협의내용과 파장]안보강화 위해 미사일 개발

입력 1999-07-04 19:48수정 2009-09-2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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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3일(한국시간)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의 미사일개발 문제와 관련해 “사거리 500㎞까지는 연구하고 실험발사 정도는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희망사항’으로 보인다.

한국이 사거리 500㎞의 미사일을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미사일 주권’ 회복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는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의 태도로 볼 때 실현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김대통령을 수행 중인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이 이와 관련해 “한국은 희망하고 있으나 미국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시절 독자개발한 ‘백곰’ 미사일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시절 ‘현무’ 미사일로 개량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과 부품을 제공받았다. 그 대신 한국은 사거리를 180㎞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한미 양국은 95년말부터 미사일 협상을 통해 180㎞로 묶인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300㎞까지 늘리는 데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미사일 개발의 투명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가 180㎞나 300㎞인 것과 500㎞인 것은 그 전략적 의미가 크게 다르다. 사거리 180㎞의 미사일은 평양 이남에도 못미치지만 300㎞는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타격이 가능하며 500㎞는 북한 전역과 중국 만저우 일대를 사정권에 둔다.

미국은 현재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으로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이 촉발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리고 한미간에 미사일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가입에도 반대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따라서 한국이 500㎞ 이상 미사일 개발을 고집할 경우 한미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김대통령의 발언은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송상근·윤영찬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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