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소피의 세계」

  • 입력 1999년 7월 2일 19시 22분


▼「소피의 세계」현암사 펴냄 전3권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서양 철학의 역사를 소설로 풀어 쓴 이 책은 92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이래 47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30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노르웨이의 철학교사이던 저자는 이 책 덕분에 일약 유명인사가 되면서 돈방석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94년 12월 출간 이후 현재까지 50여만부가 팔렸다. 특히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면서 최근에도 한 달 평균 1만부씩 꾸준히 나가면서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굳혔다. 중고교생에게 더없이 좋은 철학교과서로 읽혀지고 있는 것.

유럽에서는 이 책이 널리 읽히면서 하나의 사회문화 현상으로 ‘소피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 ‘소피의 세계’뮤지컬이 제작돼 초연됐고 9월에 오슬로에서도 공연된다. 소피란 이름의 철학카페가 생겨났는가 하면 인터넷게임과 CD롬까지 만들어져 유행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 국영방송은 8월초 TV용 8부작 미니시리즈를 만들어 방영했고 2시간반짜리 영화로도 제작, 전세계에 보급할 예정이다. 당초 할리우드가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노르웨이에서 영화화해야 한다는 저자의 고집에 수포로 돌아갔다.

이 책이 이렇게 주목받고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노르웨이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소녀 소피는 어느 날 발신인 없는 의문의 편지를 받는다. 내용은 단 한 줄, “너는 누구니?” 그후 소피는 정체 불명의 철학선생에게서 편지를 통해 철학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받는다. 저자는 “14세 사춘기 소녀 소피를 통해 인생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현대의 실존주의까지 3000여년에 걸친 방대한 서양철학사의 중요한 사상들이 미스터리형식으로 펼쳐지고 있어 철학의 재미와 함께 논리적 사고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또 많은 예화와 문제제기를 통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철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청소년에게만 읽혀지는 것은 아니다. 현암사 형난옥주간은 “20, 30대의 남성 직장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말한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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