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회담 스케치]『장마처럼 지루한 회담않겠다』

입력 1999-07-01 18:33수정 2009-09-24 00: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회담 2차회담은 서해교전사태로 입씨름을 하다 지난달 26일 끝난 1차회담 때보다는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북한측 박영수(朴英洙)대표단장은 이날 차이나월드 호텔의 회담장에 도착해 “오늘은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좋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기다려 보십시오”라고 답변.

그러나 권민 대표는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문제 논의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 전에는 비료 추가지원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혹시 (남북간 사전 비공개접촉에서 작성된) 합의서 내용을 아느냐. 합의서에 보면 대답이 명백히 나와 있다”고 응수, 무조건 비료지원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

○…우리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는 박영수단장과 악수를 나눈 뒤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가 촉촉이 내리듯 이산가족문제도 잘 풀리고 비료도 잘 가게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

이에 박단장은 “최근 남쪽에서 불길한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그같은 것들이 회담에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고 언급.

그는 또 사진기자들이 양수석대표와 악수하는 포즈를 한번 더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사진을 찍어서 잘 될 것 같으면…”이라고 말하면서 얼굴을 찌푸린 뒤 냉수만 마시고 악수는 거부.

○…우리측 양수석대표는 이날 회담에 앞서 “1차회담을 끝으로 남북 양측의 ‘샅바싸움’은 끝났다”며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예고. 그는 또 “북한측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장맛비처럼 지루하게 길어지는 회담을 하지는 않겠다”고 단언.

〈베이징〓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