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극 MBC 「육남매」 에피소드]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36분


끼니 걱정하며 살아야 했던 60년대 초반 서민의 삶을 그리고 있는 원조 ‘IMF형 드라마’ MBC ‘육남매’(금 오후7·30).

2월4일 첫회가 방영된 이 드라마는 16부작으로 기획됐지만 IMF덕분에(?) 인기를 타고 수명까지 연장됐다. IMF1년을 맞은 지금도 시청률 23%정도로 KBS2 ‘TV는 사랑을 싣고’ 등을 제치고 같은 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방영될 이 드라마를 둘러싼 궁금증과 에피소드를 모아보면….

▼어머니(장미희 분)는 절대 재혼하지 않는다〓최근 중년의사(김호영)와의 은근한 로맨스가 있었으나 재혼은 포기했다. 극중 넷째인 두희의 모델이 연출자인 이관희PD이기 때문. 제작진은 “이PD가 모델이어서 절대 어머니의 재혼은 불가”라고 단언한다.

▼돌쟁이가 어른보다 많이 번다〓육남매의 출연료는 모두 회당 20만원. 처음에는 경력과 나이에 따라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달랐지만 단막극으로 정착한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의미로 똑같이 준다. 2일 스튜디오에서 돌잔치를 한 막내 남희(김웅희)는 웬만한 성인 연기자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는 셈.

▼IMF시대에는 개성파 얼굴이 최고〓학교에서 걸핏하면 ‘뚱띵이’로 놀림을 받던 두희(이찬호)가 ‘육남매’의 최고스타. 방영중인 CF만 5편에 이른다. 창희(오태경)와 말순(송은혜)말고는 육남매 모두 CF를 찍는 인기바람을 일으켰다. 두희네는 9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육남매’라는 카페를 열기도.

▼진도희의 ‘똑’ 사세요〓개그우먼 이경실이 MBC ‘오늘은 좋은날’에서 ‘떡’을 ‘똑’처럼 발음하는 장미희를 흉내낸 코너가 인기를 끌었다. 또 진도희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같은 제목의 에로비디오가 출시돼 대여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떨어진 옷 좀 입어요.”〓장미희와 제작진사이의 해결되지 않는 논쟁. 한때 “고생하는 아줌마치고는 옷이 너무 깨끗하고 곱상하게 나온다”는 시청자 의견이 빗발쳤다. 제작진이 의상과 분장을 IMF형으로 만들어 놓아도 잠깐 고개만 돌리면 장미희가 다시 곱상하게 화장을 고쳤다고.

벽제 세트장이 수재를 당하고 제작비 절감으로 기획 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빠지는 등 유난히 IMF라는 단어와 인연이 많은 이 드라마는 내년 2월 방송 1주년을 기념하는 토크쇼를 대대적으로 열 예정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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