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등생, 수단노예 해방운동 「화제」

입력 1998-12-03 19:41수정 2009-09-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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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아프리카 수단의 노예해방운동을 벌이고 있어 미 교육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이라인 초등학교에서 바버라 보겔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는 이 학생들은 이 운동을 통해 이웃 사랑의 실천은 물론 정규수업에 못지 않은 학습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

이 운동은 우연한 계기에 의해 시작됐다.

보겔은 올 2월 미국사 중에서 노예의 역사 수업을 끝내면서 참고로 수단의 노예실태에 대한 최근 신문기사를 학생들에게 읽어줬다.

이슬람교도 기독교인 그리고 정령(精靈)을 믿는 흑인들 간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수단에서는 각 종파가 부녀자들을 전리품으로 끌고가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겔은 학생들의 반응을 잊지 못한다. 어린 학생들은 “노예제도는 먼 옛날에 끝난줄 알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것. 이어 한 사람당 50달러만 주면 노예신분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대목에 눈이 번쩍 뜨인 학생들은 바로 STOP(Slavery That Oppresses People)이라는 노예구출운동을 발의했다.

학생들은 집안청소를 하고 받은 돈이나 용돈 등을 아껴 가져오는 등 모금운동을 벌였다. 장난감과 레모네이드 판매와 같은 자선 행사도 벌였고 각계에 기부금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노예 한사람의 자유를 살 때마다 교실 뒤 게시판에 종이인형을 붙였다. 지금은 더이상 붙일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형들이 빽빽하다. 지금까지 3만5천달러라는 거금을 모아 노예 6백1명에게 자유를 되찾아주는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다.

학습효과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은 정치인이나 유명인사들에게 지원을 호소하는 편지를 쓰면서 영어 문법과 문장 그리고 철자법을 익혔고 세계 인권유린국들을 지도위에 표시하면서 세계 지리를 익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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