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빅딜 자성론」솔솔…채권단『시너지효과 없다』

입력 1998-12-01 19:10수정 2009-09-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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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의 7개업종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정부와 재계 및 채권단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소리는 빅딜 주무부처인 금융감독위원회와 채권금융기관 협의체인 사업구조조정추진위원회에서 흘러나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일 금감위 관계자는 “빅딜은 정부가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에서 처음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중도에 업무를 넘겨 받았지만 경제논리로는 풀기 어려운 구상”이라며 “따라서 올해말로 예정된 기업 구조조정의 기본틀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정치권에서 빅딜의 대체적 골격을 만든 상태에서 업무를 인수받아 어쩔 수 없이 빅딜을 기업 구조조정의 틀 안에 포함시켜 추진하게 됐다며 빅딜의 경제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철도차량 항공기제작 석유화학 등 3개 업종에 대한 재계의 빅딜계획안을 수용하지 않은 사업구조조정추진위의 결정을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납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감위의 입장.

이와 관련,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채권단은 산업정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채권확보를 위해 수익성 위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를 수용했다.

사업구조조정추진위 관계자는 “빅딜계획 수정을 요구한 3개 업종 뿐만 아니라 정유 반도체 선박용엔진 발전설비 등 7개 업종의 빅딜이 성사된다 해도 대부분의 업종이 통폐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빅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재계가 빅딜계획의 수정안을 제출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며 “재계가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적정한 손실분담을 하지 않고 채권단에 부실을 떠넘기면서 금융지원을 요구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대그룹은 채권단의 동의절차가 까다로운 것이 빅딜 성사에 장애가 되므로 이를 다른 기업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대그룹 이하 기업의 구조조정안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75%만 찬성하면 승인되지만 5대그룹 빅딜안은 채권단의 90%가 찬성해야 하도록 채권단 협약에 규정돼 있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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