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在美과학자 윤경근씨,「유전자 수리」실험 성공

  • 입력 1998년 12월 1일 08시 08분


한국계 과학자가 유전자변이로 인해 피부색이 변해 흰 쥐가 된 검은 쥐를 ‘유전자 수리(修理)’ 방식을 통해 본래의 검은 쥐로 만드는 실험에 성공,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토머스 제퍼슨대(필라델피아 소재) 피부생물학과 부교수인 윤경근박사는 생물공학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유전자변이를 고치는 유전자수리 기술을 이용해 하얗게 변한 여러 마리의 쥐를 원래의 검은 쥐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윤박사는 검은 쥐의 몸 전체가 흰색이 된 것은 피부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색소인자인 멜라닌 생산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 유전자 변이를 수리해 주면 다시 멜라닌이 만들어져 흰 쥐가 원래의 검은 쥐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박사는 변이된 유전자를 정상유전자로 수리하는 기술은 DNA의 이상을 발견하고 수리하는 인체의 자연적 DNA수리기능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전자변이가 수리돼 다시 정상 멜라닌이 만들어지기까지 생화학적 과정이 진행되는데 5∼6일 걸린다”면서 “일단 수리된 유전자는 영구히 보존되며 보통의 획득형질과 달리 유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4년전 처음 유전자 수리과학을 학계에 소개한 윤박사는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험으로 4년동안 학계에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었던 유전자 수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대화학과를 졸업하고 70년 도미(渡美)한 윤박사는 “한국 학생들을 내 연구센터의 포스트닥터 과정에 초청, 최신의 과학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E메일 주소는 kyonggeun.yoon@mail.tyu.edu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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