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이집트왕자」, 내달19일 전세계 개봉

입력 1998-11-26 19:39수정 2009-09-2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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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해방을 향한 구원의 여정. 홍해를 가르는 기적의 대서사.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성경의 출애굽기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만화 왕국’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하는 드림웍스의 두번째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 애니메이션 소재로는 무겁다 싶은, 모세와 히브리 민족의 이집트 탈출을 그린 이 영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다시피한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성인에게까지 넓히려는 모험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드림웍스는 성인관객을 겨냥한 첫 애니메이션 ‘개미’의 성공에 이어 ‘이집트 왕자’로 실사(實寫)영화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도 아닌 ‘제3의 길’을 닦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첫 시사회를 가진 ‘이집트 왕자’에는 아기자기한 동화적 감수성을 탈피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장대한 스케일과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은 기존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드문 것들. 섬세한 특수효과로 연출한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특유의 상상력이 한껏 발휘됐다. 뮤지컬처럼 나레이션의 도구로 쓰인 한스 짐머의 음악도 빼어나다.

‘이집트 왕자’에서 모세는 람세스와 함께 이집트의 왕자로 자라지만 결국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해방을 갈구하는 히브리사람들의 지도자로 이집트의 왕 람세스와 맞서게 된다.

24일 뉴욕에서 만난 사이먼 웰스 감독은 “찰톤 헤스턴이 모세역을 맡았던 영화 ‘십계’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 모세는 영웅이 아니라 고민많은 평범한 인간이고 람세스도 오만하지만 흔히 보는 악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악의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넘어서 모세와 람세스의 인간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

‘이집트 왕자’의 탄생은 드림웍스가 설립되기 직전인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미네이터2’‘인디애나 존스’같은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없을까 궁리하던 드림웍스의 3인방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과 의기투합, 4년에 걸친 제작이 시작됐다.

카젠버그는 “올해 할리우드에서 생산된 영화 가운데 25%가 애니메이션이고 그중 95%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다. 왜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처럼 다양해질 수 없는지, 그 한계를 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애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성인관객에게 이 낯선 시도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더구나 ‘이집트 왕자’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모세와 람세스의 갈등보다 성경의 출애굽 재현이 더 두드러져 기독교적 전통이 희박한 한국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는 두고봐야 할 듯하다. 12월19일 세계 40개국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뉴욕〓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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