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들 사생활]「민간 외교관」 자부심 높다

입력 1998-11-23 19:14수정 2009-09-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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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는 퇴근 후에도 남편을 보스 모시듯 할까? 대부분은 “솔직히 집에서까지 커피 타주기는 싫다”고 입을 모은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 손님이 오면 ‘귀한 손님이 왔다’고 생각하고 차를 대접하지만 집에 오면 그냥 쉬고 싶다. 하지만 직업적 습관은 무서운 것. 집에서 남편이 담배 피우러 나갔을 때 전화가 오면 “지금 잠깐 자리 비우셨는데 메모 전해드릴까요?”란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제약회사인 스미스클라인비챰코리아의 송은경씨(30·주임). “올 여름 하와이로 신혼여행 갔을 때 비자발급부터 항공권 예약과 여행일정 짜기까지 내가 다 해 신랑은 몸만 따라 갔다.”

가볼만한 곳을 보스에게 추천하고 외국손님에게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것도 비서의 업무. 이 때문에 퇴근 후 평소 신문에 나온 음식점에 가서 미리 맛을 보기도 한다.

바빠서 잘 놀지 못하는 회사의 비서들끼리 어쩌다 회식할 때는 그동안 축적한 정보를 토대로 ‘물좋은 곳’에서 재미있게 노는 경우가 많다. 고급호텔 디스코텍이나 강남의 잘나가는 가라오케가 인기.

외국계기업의 비서는 호텔의 주요고객. 보스의 호텔 예약업무를 맡고 있는 까닭. 주요 호텔에서는 ‘비서고객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그랜드하얏트호텔의 ‘프라이빗라인’. 이런 곳에서 4박5일 여행이라도 보내주면 노래 춤 뭐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재주꾼들이 모여 ‘무박5일’의 일정이 되곤 한다고 한 비서는 귀띔.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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