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大 출신 가짜약사 판친다…수천만원에 졸업장매입

입력 1998-11-22 18:40수정 2009-09-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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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씩 주고 필리핀의 약대나 치대 졸업장을 사들인 뒤 국내 약사 치과의사 시험에 응시한 학생과 브로커 학부모 등 1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외사과는 22일 필리핀 현지 브로커에게 1만5천달러(약 1천9백여만원)를 주고 필리핀 L대 약대 졸업장을 받은 뒤 95년 국내 약사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임모씨 등 15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현지 브로커 김모씨(62·필리핀 거주)에게 자녀 등 4명의 필리핀 대학 졸업증서를 만들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8천만원을 건넨 학부모 최모씨(51·약사·인천 부평구 부평동)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 필리핀 의대 약대 치대 출신으로 국내 자격시험에 응시한 2백여명의 학위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중 상당수는 국내 자격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D종합병원 비뇨기과 J모과장 등 현직 의사 등으로부터 매달 수백만∼수천만원씩 주고 ‘족집게 과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약사 치과의사 등 국내 의학계열 면허시험이 5지선다형 객관식이어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족집게 과외를 받고 1년만에 합격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치과의사시험 응시생 1천1백42명 중 3백72명이 필리핀 대학 출신이었으며 이중 62명이 시험에 합격했다. 국내 치대 졸업생은 7백51명이 응시, 6백88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외국 약대 졸업생과 치대 졸업생의 경우 94년 7월 이전에 유학한 학생은 졸업장만 있으면 국내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학계 외국유학생이 급증함에 따라서 94년 1월 의료법을 개정해 의대 치대 한의대의 경우 94년 7월 이후 유학한 사람은 해당 국가에서 의료인 면허증을 취득해야만 국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훈·이헌진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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