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시인 박노해씨 노동부서 특강…『세상변화 실감』

입력 1998-11-19 19:23수정 2009-09-2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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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치열했던 노동운동가와 노동부 공무원들의 만남.’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건으로 구속됐다가 건국 50주년 기념 특사로 풀려난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42)가 19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 노동부 대회의실에서 1백20여명의 노동부 직원에게 특강을 했다. 박씨는 ‘사람 생태 인간에 관한 시낭송회’라는 주제로 자신이 체험한 노동행정의 문제와 노동부 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1시간반 동안 담담하게 들려줬다.

이날 특강은 노동행정의 현주소를 비판적 노동이론가로부터 들어보자는 취지로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이 요청해 이뤄졌다.

박씨는 “박노해가 노동부 강단에 서다니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노동자의 권위가 높아지고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있는 증거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씨가 노동운동에 뛰어들게 된 과정을 소개하면서 “전태일씨 등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죽어갈 때 노동부는 과연 어디에 있었느냐”고 반문하고 ‘노동의 새벽’ 등 시를 낭송하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는 “권위주의 시절에 ‘수출성장 제일주의’의 그늘에 가려 사회복지 인권 민주화 등은 뒷전으로 미뤄졌기 때문에 IMF체제와 같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 편에 서야 할 노동부의 일선기관이 부당노동행위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직원들은 “노동행정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느낀 점이 많았다”며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지만 유익한 기회였다”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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