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총재 「先경제後내각제」발언]자민련 의원들 흥분

입력 1998-11-19 19:23수정 2009-09-2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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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19일 내각제 개헌 시기에 유연한 자세를 보여 국민회의와 자민련 사이의 내각제 공방에 새기류가 형성될 전망이다.

총재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가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의 박총재 발언 요지는 경제 상황에 따라 내각제 개헌 시기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것.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작년 대통령후보를 단일화할 때와 달리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라는 특수상황이 생긴 만큼 경제 여건을 새로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경제가 상상 외로 어렵게 되면 그때 가서 협의할 문제”라고 말해 경제 회복이 늦어지면 내각제 개헌도 자연히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총재는 “개헌 시기 약속이 안지켜져도 된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일응 우리당은 약속대로 해야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야지…”라며 발을 뺐다. 이어 “경제가 나아지면 (개헌 문제를) 논의하자는데 김종필(金鍾泌)총리도 같은 생각 아니냐”면서 말끝을 흐렸다.

이날 발언의 전후 맥락을 짚어 보면 박총재가 내각제 개헌에 적극적인 자세를 안보이고 있음이 드러난다. 내년초부터 내각제 공론화의 불을 댕길 태세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등 ‘김총리직계’의원들과 상당한 입장차이다. 실제로 박총재는 그동안 당내 인사들의 내각제 발언에 대해서도 “때가 되면 얘기해도 되는데 왜 그렇게 성급하게 구느냐”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때문에 박총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박총재가 이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내각제 개헌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많았다. 일부 의원들은 “박총재 발언은 따지고 보면 ‘경제가 어려우니 내각제 문제는 없던 것으로 하자’는 국민회의측 일부 주장과 다를 바 없지 않으냐”며 흥분했다.

반면 국민회의에서는 박총재 발언에 대해 내심 흐뭇해하면서도 언급을 자제했다. 한 당직자는 “박총재의 말은 원칙적으로 옳다”며 “권력구조개편 논의도 결국은 우리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느냐, 못올려놓느냐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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