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무시험전형 주먹구구…채점기준 2,3일에 급조

입력 1998-11-17 19:35수정 2009-09-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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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무시험전형 시대가 다가 오는 만큼 ‘공정성과 객관성’확보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실시된 서울대 고교장추천 입학전형의 서류심사와 면접과정에서 조차 ‘완벽’을 기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생생활기록부 추천서 지필고사 면접 등 4대 전형요소중 사실상 당락을 좌우했던 면접의 경우 면접관의 당일 주관적 평가가 점수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무시험 전형의 전면실시를 앞두고 면접 등 주관적 평가가 지배하는 항목에 대한 객관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교육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본보 취재팀이 올해 전체 모집정원의 11.3%를 고교장 추천방식으로 선발한 서울대의 전형내용을 단과대별로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단과대가 10명 안팎의 교수들로 구성된 입시위원회를 만든 뒤 불과2,3일간의 회의를 통해 서류심사 지필고사 면접시험의 채점기준을 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면접 교수들은 대부분 9월초 2시간여의 출제위원 회의에 참가한 뒤 하루나 이틀만에 면접문제를 출제했으며 면접 역시 응시생 1인당 5∼10분에 불과해 응시생의 인성 자질 지도력 봉사정신 등을 총체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미흡했다는 것이 교수들의 토로였다. 특히 면접관의 주관적 성향에 따라 점수 편차가 많았다는 것.

이에 따라 면접의 경우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법대 사범대 등 대부분의 단과대가 학생별로 최고 30점(1백점 만점)까지 차이가 났으며 결국 면접점수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 반면 학생부는 대부분 1등급이어서 당락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자연대의 A교수는 “면접때 당당하게 말을 잘하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교측으로서도 점수를 매기고 당락을 정하는 면접을 해본 경험이 없어 학생평가에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등도 일정한 양식없이 학생별로 제각각이어서 교수에 따라 평가상의 편차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대 김완진(金完鎭)교무부학장은 “예전부터 무시험제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대학마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길러낸 전문가에게 서류심사와 면접을 맡기는 입시전담기구(Admission Office)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대학들도 무시험제 확대에 대비해 각 전형요소의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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