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재배한 농산물과 가공품에 대해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임을 표시하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이들 식품에 대한 안전논란이 일고 있다.
유전자조작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선 이 ‘새로운 농수산물’이 각종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고 조작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독성이 생겨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환경주의자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와 결국 치명적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그 등 유럽의 일부국가는 유전자 조작 농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유럽연합(EU)에서도 9월부터 의무표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한 농수산물이 기존의 ‘천연 농수산물’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처음으로 작물의 상업적 재배에 성공해 많은 양을 수출하는 미국이 대표적인 옹호국가. 미국은 96년 유전자 조작으로 옥수수와 콩을 재배했다. 97년에는 전체 재배면적의 13%(콩)와 3.5%(옥수수)를 유전자조작을 통해 생산했으며 올해에는 이를 각각 30%와 25%로 크게 늘려 잡았다. 내년에는 이 비율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 국내에서도 지난해 각각 1백42만9천t과 5백49만2천t을 수입해 이 중 일부를 식용으로 쓰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유욱준(兪昱濬)교수는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이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지 모른다는 걱정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이들 농수산물이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일반 천연식품과 마찬가지로 식품이 상했을 때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전자를 조작한 미국의 콩과 옥수수가 유럽국가에 수입될 때 사회적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던 점에 비추어 이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