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밍테크놀로지]유전자조작 농수산물 「안전 논란」

  • 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14분


유전자 조작은 안전한가. 인체에 해는 없는가.

최근 정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재배한 농산물과 가공품에 대해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임을 표시하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이들 식품에 대한 안전논란이 일고 있다.

유전자조작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선 이 ‘새로운 농수산물’이 각종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고 조작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독성이 생겨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환경주의자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와 결국 치명적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그 등 유럽의 일부국가는 유전자 조작 농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유럽연합(EU)에서도 9월부터 의무표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한 농수산물이 기존의 ‘천연 농수산물’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처음으로 작물의 상업적 재배에 성공해 많은 양을 수출하는 미국이 대표적인 옹호국가. 미국은 96년 유전자 조작으로 옥수수와 콩을 재배했다. 97년에는 전체 재배면적의 13%(콩)와 3.5%(옥수수)를 유전자조작을 통해 생산했으며 올해에는 이를 각각 30%와 25%로 크게 늘려 잡았다. 내년에는 이 비율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 국내에서도 지난해 각각 1백42만9천t과 5백49만2천t을 수입해 이 중 일부를 식용으로 쓰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유욱준(兪昱濬)교수는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이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지 모른다는 걱정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이들 농수산물이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일반 천연식품과 마찬가지로 식품이 상했을 때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전자를 조작한 미국의 콩과 옥수수가 유럽국가에 수입될 때 사회적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던 점에 비추어 이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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