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중화시대가 열리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이날 디지털 TV개막 장면을 지켜본 시청자는 많지 않았다.
“잘 닦인 창문 밖의 경치를 보는 것 같다” “콘서트홀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다”는 찬사를 받긴 했지만 대당 7천달러(약 9백만원)나 하는 TV 수신기를 구비한 가정이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컨버터(변환기)를 설치하면 기존 TV로도 시청할 수 있지만 컨버터 가격만도 개당 1천5백달러. 이 경우에도 화질이 기존 아날로그 TV보다 크게 나을 게 없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개발추세로 봐 디지털TV 수신기 가격이 대당 7천달러에서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TV방송 시청률의 70%를 점하는 케이블TV 방송국이 아직 디지털장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디지털TV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법률은 2003년부터 모든 상업 TV방송국들이 디지털로 만든 프로그램을 방영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이 문제는 5년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그래도 문제는 시청자가 몇천달러나 하는 디지털 수신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시대 개막을 알리는 이날 수백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눈앞에 그리며 미소지은 가전업계가 ‘김칫국을 마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