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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23차례나 경고』…韓銀,3∼11월 청와대보고

입력 1998-01-26 07:40업데이트 2009-09-2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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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26일 외환위기 도래가능성을 예고하고 청와대와 재정경제원에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외화를 긴급차입하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감사원의 기초조사 결과 드러났다. 한은은 그후에도 대통령비서실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인지했다고 밝힌 지난해 11월중순 전까지 모두 23차례나 청와대 총리실 재경원에 심각한 외환사정을 보고하고 대책을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경제특감을 준비중인 감사원이 기초 조사결과를 토대로 작성, 25일 인수위에 제출한 ‘외환위기 발생원인조사 경과보고서’의 별첨자료 ‘한국은행의 재경원 청와대 등에 대한 건의내용’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재경원 등 정부당국이 8개월여 동안 경제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인 외환위기를 방치한 이유가 무엇이며 김대통령은 정말 마지막 단계에서야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사전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닥쳐 나라를 수렁으로 몰아넣은 외환위기의 조짐을 정부당국이 과연 언제 감지했느냐를 둘러싸고 그동안 각종 설이 무성했으나 이처럼 관계기관의 문서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기아그룹부도사태 직후인 지난해 8월에는 12, 22, 24일 등 세 차례나 거듭해서 청와대와 재경원에 갈수록 악화하는 외환시장의 동향을 보고하고 각종 대책을 건의했다. 한은의 잇따른 보고와 건의는 그때 이미 외환사정이 위험수위에 육박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한은은 또 9월에는 두 차례, 10월에도 여섯 차례나 청와대와 재경원에 절박한 외환상황을 보고하고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히 김대통령이 직접 ‘긴급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지난해 10월27일 당일 재경원과 청와대에 제출한 ‘최근의 외환사정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심각한 외환사정을 알리고 2단계 대책까지 건의했다. 당시 한은보고서는 심각한 외환사정으로 인한 외자유출사태 발생가능성을 경고하고 △환율정책의 탄력적 운용 △대외지급 제한 △국제금융기구 및 외국중앙은행으로부터의 자금조달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대통령비서실이 5일 인수위 정무분과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김대통령이 외환위기에 대해 직접 보고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초순이 지나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특감에 착수할 감사원도 인수위에 대한 보고에서 한은의 외환사정보고 및 대책건의 경위와 청와대 재경원의 후속조치에 대해 중점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지난해 3월이후 한은→재경원→청와대로 이어지는 보고라인을 형성한 이들 3개 기관의 관계자 24명을 1차조사대상자로 일단 확정했다. 이들중 청와대 관계자는 김인호(金仁浩)전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 3명, 재경원 관계자는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 강만수(姜萬洙)재경원차관 윤증현(尹增鉉)금융정책실장 원봉희(元鳳喜)전금융총괄심의관 정건용(鄭健溶)금융총괄심의관 등 17명, 한은 관계자는 이경식(李經植)총재 등 4명이다. <임채청·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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