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장발장」20대 구명운동…배고파 좀도둑질 수차례

입력 1997-09-21 20:28수정 2009-09-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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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수백원에서 수만원의 돈을 상습적으로 훔치다 청송보호감호소에 보내질 위기에 처한 한 절도범을 돕기 위해 사법연수생과 시민단체가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법연수원 2년차로 현재 법원 시보로 근무중인 임창기(林昌奇·32)씨와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공동대표 김창국·金昌國).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절도범 김모씨(29)의 딱한 사정을 알게된 이들은 김씨가 흉악범들을 사회와 격리하는 보호감호소에 가지 않도록 돌봐줄 사회기관을 찾고 있다. 80년대초 가난때문에 중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형과 함께 무작정 상경한 김씨는 5년동안 중국집 배달부로 일했지만 주인이 한푼의 월급도 주지않자 가게를 나와 결국 부랑자가 됐다. 김씨는 87년 겨울 추위를 이기기 위해 옷 한벌을 훔친 죄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처음 전과자가 됐다. 김씨는 이후 모두 여섯번이나 절도죄로 구속돼 11년동안 9년4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오랜 교도소 생활로 일할 의지와 능력을 상실한 김씨는 지난 6월 서울 명동에서 걸인의 구걸함을 뒤져 한번에 5천원씩 모두 8만여원을 훔친 혐의로 다시 구속돼 결국 보호감호까지 청구된 것. 국선변호인으로 김씨를 접견한 임씨는 김씨를 무작정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보다 자활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보호시설을 찾아야겠다고 판단, 지난달 참여연대에 위탁시설을 물색해달라고 요청했다. 임씨는 이같은 사실을 재판부에도 알렸고 재판장인 서울지법 이호원(李鎬元)부장판사에게서 위탁기관이 나설 때까지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 한편 참여연대는 임씨에게 가톨릭교단이 운영하는 「출소자의 집」을 추천했고 임씨는 24일 열릴 구형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임씨는 『김씨가 어린 시절부터 교도소에서만 살아와 아직 어린아이같은 성품을 갖고 있다』며 『김씨와 같은 이들에게 자활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신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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