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배우는 주부들]『립스틱 바르면 살맛난다』

입력 1997-09-20 07:10수정 2009-09-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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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교에 찾아갈 때가 제일 신경쓰여요. 엄마가 예쁘게 하고 나타나야 좋아하죠. 애들 눈이 얼마나 매섭다구요』 『나이드니까 피부에 화장도 잘 안 먹고 거울보기도 싫어져요. 그럴수록 더 곱게 하고 다녀야 하는데…』 요즘에는 미혼여성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30대 후반∼50대 전업주부들 사이에서도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화센터나 학원을 찾는 것 외에 동네 주부들끼리 강사를 초빙해 함께 메이크업을 배우거나 집에서 개인교습까지 받는 경우도 많다. 박준 아트인스티튜트 강사 양승진씨(39·서울 북아현동)는 동네 주부들에게 소문난 「메이크업 선생님」. 여러 주부모임에 불려다니며 파운데이션 바르는 법부터 눈썹수정 입체화장법까지 각자의 특성에 맞춰 가르쳐준다. 주부 대상이므로 비싼 화장품을 사기보다는 여러 색상의 립스틱을 팔레트에 모아 섞어 바르는 등 갖고 있던 화장품을 알뜰하게 활용하도록 일러준다. 『주부에게 맞는 메이크업은 따로 있어요. 주부들은 기미를 감추려다 화장이 진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고 세련된 화장을 해야죠』 주부 손석규씨(42·북아현동)는 『예전에는 연극배우마냥 눈두덩이에 펄만 칠했는데 이제는 옷 색상에 맞춰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한다』며 4회 10만원의 수강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순씨(36·북아현동)는 『멋있게 화장을 하고 친지 결혼식에 갔다가 「신부 아니냐」는 농담도 들었다』며 웃었다. 경기 분당의 주부 이옥주씨(53)는 화장품브랜드 메이크업 포에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부터 대학생 딸과 함께 자기 집에서 개인교습을 받는 경우. 4회 20만원이라는 수강료를 놓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나이들수록 화장은 제대로 해야 된다」는 생각에 결심을 굳혔다. 문화센터의 메이크업강좌에도 주부들이 몰린다. 동아문화센터와 그레이스 미도파 현대 그랜드 경방필백화점 등의 문화센터에는 주부를 위한 메이크업 강좌가 마련돼 있고 최근 평일 낮시간대의 강좌를 속속 신설하고 있다. 대개 주1회 3개월 과정으로 수강료는 6만∼9만원 정도지만 수업을 위해 몇 만원대의 브러시세트나 화장품을 새로 구입하는 사람도 많다. 정연아이미지연구소 정연아소장은 『문화센터 수강생중 주부가 직장인보다 두배 정도 많고 개인컨설팅을 의뢰하는 주부회원만도 30명 정도』라며 『약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외모뿐만 아니라 생활의 상당부분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센터에서 3개월째 메이크업을 배우고 있는 박숙희씨(51·서울 연희동)는 『그동안 시집살이와 아이들 뒷바라지 때문에 제대로 꾸미지 못하고 살다가 메이크업을 배운 뒤 남앞에 자신있게 나설 수 있게 돼 즐겁다』며 『부부동반모임에 갈 때마다 남편이 무척 좋아해 앞으로도 몇년에 한번씩은 유행메이크업을 배울 작정』이라고 말했다. 〈윤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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