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양 유괴-살해범 17일 현장검증

입력 1997-09-17 16:13수정 2009-09-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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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초롱초롱빛나리양(8) 유괴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합동수사본부(본부장 裵熙善 서울경찰청 형사부장)는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여동안 서울 서초구 잠원동 H어학원 등 범행현장에서 범인 全賢珠씨(28.여.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서울지검 형사3부 강신엽 검사지휘로 열린 이날 현장검증은 全씨가 나리양을 처음으로 만난 장소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킴스클럽 부근을 비롯 나리양이 다니던 H어학원, 살해장소인 동작구 사당3동 극단사무실, 협박전화를 건 곳인 퇴계로 중소기업은행앞 공중전화부스, 중구 명동 SE커피숍 등에서 이뤄졌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全씨는 오랜 조사탓에 심신이 피로한 듯 초췌한 표정이었으나 범행당시를 담담한 표정으로 재연했다. 검정색 티셔츠와 멜빵바지 차림의 全씨는 『처음부터 나리양을 유괴하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며 서초구 잠원동 킴스클럽 부근에서 우연히 만나 일단 가둬놓고 나리양 집에 돈을 요구하려 했으며 극단 사무실에서 나리양이 「집에 보내달라」고 자꾸 보채는 바람에 목졸라 살해했다』고 말했다. 全씨는 범행당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나리양을 만나 『왜 아이스크림 껍데기를 버리느냐』며 접근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학원에 데려다 주는 장면, 극단사무실로 유괴하는 과정, 유괴한 나리양을 살해, 사체를 초록색 배낭에 담는 장면, 다음날인 31일 중구 명동 중소기업은행 앞 공중전화부스와 SE커피숍에서 협박전화를 거는 장면을 재연했다. 全씨는 특히 서울 동작구 사당3동 극단사무실에서 나리양에게 수면제 2알을 『배고플때 먹는 약』이라고 속여 먹이고 두께 15㎝×가로2m×세로3m 크기의 스펀지에 뉘어 재운 뒤 자꾸 깨어나는 나리양의 입과 눈에 청색테이프를 붙이고 목을 조르는 장면에서 자신도 끔찍했던 범행당시가 생각나는 듯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극단 사무실은 13평 크기의 지하실로 나리양 사체가 10여일동안 방치됐던 탓에 사체썩는 냄새와 지하실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뒤섞여 주위사람들의 코를 찔렀으며 냉장고와 소파, 스펀지 조각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은 이에앞서 지난 12일 극단사무실을 수색해 나리양의 사체를 발견한데 이어 범행에 쓰였던 청색테이프 등 범행도구를 압수했다. 한편 경찰은 공범여부 의혹과 관련,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단사무실 건물주 李모씨 아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패션모델인 李씨는 지난달 31일 대구로 내려갔으며 지난달 30일께 극단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봤으나 공범으로 보이는 남녀 4∼5명을 목격했다는 것은 잘못 알고 말한 것』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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