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사랑-욕망 어우러진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입력 1997-09-12 08:15수정 2009-09-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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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중한 타악기의 일격에 이어지는 웅장한 합창. 『오 포르투나(운명의 여신이여…)』 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시작부분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제목. 그러나 「카르미나 부라나」는 20세기 음악계 최고 히트작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광고 방송시그널 등을 통해 매순간 전파를 타고 있다. 중세인들의 사랑과 욕망을 담은 이 칸타타가 두장의 신보로 선을 보였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한 샤를 뒤트와의 음반(데카), 세인트 루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이끈 레너드 슬래트킨의 음반(RCA). 슬래트킨 판 쪽은 95년 처음 등장했지만 올 가을 느닷없이 출현해 레코드점의 진열장 앞면을 놓고 뒤트와판과 일전을 펼치게 됐다. 뒤트와의 음반은 관현악의 뛰어난 기량으로 비교적 무명인 독창자들을 추스려 올린 경우. 트럼펫을 포함한 금관의 투명함이 인상적이며 지휘자는 반복부분 끄트머리마다 박자를 당겨 강한 인상을 준다. 개성이 모자라는 남성 독창자들과 달리 소프라노 베벌리 호흐가 뮤지컬배우를 연상시키는 허스키 음성으로 묘한 매력을 드러낸다. 명료한 녹음을 자랑하지만 약간 잔향이 강해 「퍼지는」 느낌이 단점. 한편 슬래트킨의 음반은 소프라노 맥네어, 테너 알러, 바리톤 하게고드등 유명 독창진을 자랑한다. 특히 하게고드는 이 음반을 빛나게 한 주인공. 따스한 결의 공명이 「태양은 만물을 소생케 하고」의 표현을 빛나게 하며 「분노로 불타는 마음」을 노래하는 연극적 묘사에서도 이 부분의 챔피언이었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오이겐 요훔 판)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녹음은 뒤트와 판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편이며 전체 악기가 굉음처럼 울려대도 전체 소리의 균형을 잃지 않지만 금관이 홀로 등장할 때는 다소 메마르게 들린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수도원에서 발견된 중세 수도사, 대학생들의 시에 1936년 칼 오르프가 곡을 붙인 작품. 대규모 관현악과 합창단, 세명의 독창자를 필요로 한다. 단순한 화음과 타악기의 날카로운 리듬이 극적으로 대비돼 처음 작품을 대하는 귀에도 친근하게 받아들여진다. 라틴어와 옛 독일어가 번갈아 쓰인 가사는 중세의 시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술, 연애 왁자한 소란을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유명한 오페라 연출가 장 피에르 포넬은 이 작품을 영화화하면서 남녀군상의 전라장면을 삽입, 눈길을 모았다. 작품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합창 「운명의 여신이여」,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노래해 널리 알려진 「저울에 내마음을 얹어」 등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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