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姜부총리, 『자존심 상해 못살겠다』불만

  • 입력 1997년 9월 11일 20시 09분


강경식(姜慶植)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취임 6개월을 맞아 11일 직원들에게 토해놓은 말이다. 이날 오후 강부총리는 재경원 전직원을 상대로 한 교육시간에 『경제가 어렵다보니 국내외 여기저기서 질문도 많고 그에 대해 변명도 많이 하게 돼 자존심이 상해 못살겠다』며 『모두 어깨를 펴고 지낼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 경제를 살리자』고 외쳤다. 그는 또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이 물에 물탄 듯 화끈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입체영화를 볼때 관람용 특수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온통 뿌옇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폈다. 강부총리는 『소득이 1만달러를 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개방체제에 적합한 경제정책을 소득 1천달러 시대의 시각으로 보면 정책같아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며 최근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선 「시장논리를 집어치우고 정부가 나서라」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시장경제논리는 상황이 좋을 때 써먹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며 『어려울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일련의 경제정책이 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부총리는 『현재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 10여년간 경제정책이 실기하면서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라며 『정책이 며칠 늦었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닌 만큼 구조적인 치료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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