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DJ지원 발언]JP에 『단일화 조기매듭』 압력

  • 입력 1997년 9월 11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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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까지 단일화가 안되면 당을 떠나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를 돕겠다』는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의 발언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박고문은 자민련내 대표적인 「DJ 불가피론자」. 그는 「누가 후보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항상 『현실적으로 DJ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박고문의 발언은 단일화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종필(金鍾泌·JP)총재에게 단일화협상을 조기에 매듭지으라는 경고와 주문으로 볼수 있다. 하지만 박고문의 발언은 곧바로 당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JP에게 「후보를 양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당내에서 누구도 거론하지 못했던 「금기(禁忌)사항」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고문의 움직임은 박고문과 박태준(朴泰俊)전포철회장의 관계,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 일부 대구 경북(TK)출신 의원들의 독자세력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어 향후 자민련의 앞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고문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 아니냐』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심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당내 TK출신 의원들도 크게 술렁거렸다. 이미 박고문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박철언부총재 등은 『조기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충정의 표현』이라고 평가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매우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국민회의는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박고문의 발언이 혹시 JP를 자극해 단일화협상에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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