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채권은행단, 『화의조건 수용할 수 없다』

입력 1997-09-09 17:34수정 2009-09-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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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그룹의 채권은행들은 화의신청을 한 진로그룹의 6개 계열사가 제시한 화의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상업은행 등 진로그룹의 채권은행들에 따르면 진로가 제시한 화의조건은 채권은행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화의조건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진로그룹이 법원에 제출한 화의조건은 진로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때보다 훨씬 불리한 내용이어서 은행권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진로건설 및 진로인더스트리즈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은 『현재로서는 충분한 담보를 받아놓은 상태여서 화의조건을 검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화의조건의 수용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의 최종 화의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채권금융기관과 진로사이에 화의의 수용 및 조건변경을 둘러싼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로는 담보권 없는 채권의 변제조건으로 금융부채의 경우 원금 및 이자를 2년간 거치한 후 오는 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균등 분할 상환하고 이자율은 연 6%로 계산할 것을 제시했다. 또 담보가 있는 채권은 연 9%의 이자를 지급하되 자구로 조성된 자금으로 갚지못한 부분은 2년 거치후 99년부터 5년간 균분상환한다는 입장이다. 진로의 이같은 이자상환 조건은 상업은행 등 진로의 채권금융기관이 지난달 25일 2차 대표자회의에서 (주)진로에 적용한 이자조건과 큰 차이가 난다. 채권은행들은 그때 (주)진로의 대출금 상환을 내년 9월말까지 유예해주되 이자만은 은행계정 대출의 경우 연 9%, 신탁계정은 각 은행의 우대금리(연 8.25∼8.75%)를 적용해 계속 받기로 했었다.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한 조건은 우대금리에서부터 11.5%를 넘는 정상이자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채권은행단은 진로측의 화의조건을 그대로 수용하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게 된다. 우선 이자지급을 2년간 유예하면 담보가 있는 대출금이라도 「요주의」에서「고정」으로 바뀌면서 충당금 적립비율이 1%에서 20%로 껑충 뛰게 된다. 현재 진로 6개사가 은행권에 진 부채가 1조3천억원이기 때문에 1백30억원이면될 충당금 규모가 2천6백억원대로 급증한다. 연말 적자요인이 2천5백억원 가량 추가된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담보가 없는 채권은 충당금비율이 75%에 달하는 「회수의문」 여신으로 분류돼 그만큼 손실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은행들은 따라서 이자유예 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우대금리 이상의 이자지급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문제는 진로 계열사들이 이자지급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느냐다. 은행권 부채에 대한 월 이자부담만도 1백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은행들이 화의조건의 개선을 화의동의의 조건으로 내걸면서 진로측을 압박하겠지만 화의조건의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진통과 함께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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