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꿈꾸는 1318에게]『남과 자신에 소중한 별되길』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얘들아, 나는 어른이지만 너희들 편에서 너희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란다. 먼저 우리 어른들의 잘못부터 뉘우치마. 우리들은 험한 세월을 사느라고 얼굴이 굳고 말본새도 흉하며 함부로 살아왔다. 양적인 성장과 물질적인 풍요만 좇아온 나머지 정작 중요한 「사람」은 소홀히 해왔단다. 이를테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너희들을 성적이라는 한가지 잣대로 재고 나누고 가르며, 느낌이나 바람에는 눈멀고 귀멀었구나. 어른들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너희들을 소가 닭보듯 이상하게 쳐다보고 또 탓하기만 했지. 이제라도 이런 잘못들을 뉘우치고 너희들을 있는 그대로 만나고 사귀기를 바라는 한 어른으로서 「스타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하자꾸나. 먼저 나는 너희들의 삶과 문화에 큰 기대를 건다.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 영상 춤에 대한 열망과 욕구는 잘못된 교육과 그릇된 사회를 헤쳐 나가는 문화삶터라고 믿는다. 또 너희들의 그 거칠지만 거침없는 표현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거짓과 억지 뿐인 어른들의 「젠체하는」 문화에 비해 너희들의 솔직한 문화는 얼마나 생명력이 가득한가. 하지만 기대 못지않게 우려 또한 크다. 무엇이든 시장에서 거래되는 판에 오늘날 대중문화의 스타란 무엇이더냐. 밤하늘에 빛나는 자연현상은 아니질 않더냐. 마치 기획상품 팔 듯이 마구잡이로 만들어 소비하고 시간이 지나면 폐기해 버리는 명 짧은 유성과 같은 것이 아니더냐. 그런 꿈에 스스로를 불사를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너희들의 삶과 문화를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커가면 안되겠니. 누구 노래제목처럼 공부 뿐 아니라 노래나 영상, 춤도 남을 주는 그런 문화로 세상을 바꾸면 얼마나 좋을까. 너희들 스스로와 내 마음 속에 길게 그리고 따뜻하게 빛나는 소중한 별이 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한 어른의 객쩍은, 그러나 간절한 바람이란다. 정유성(서강대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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