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機 추락]일가족 잃은 정강현 참사관

입력 1997-09-04 20:07수정 2009-09-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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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버지를 애타게 부르는 아들놈의 절규가 귓가에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베트남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부인 박정준씨 장인 박상철씨와 아들 영화(永和·13)군 등 일가족 3명을 한꺼번에 잃은 주캄보디아 대표부 정강현(鄭康鉉·49)참사관은 4일 칼메트 병원 영안실에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앉아았었다. 정참사관은 부인과 아들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내가 가족을 죽였다. 내가 죄인이다』고 되뇌어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3일 사고당시 정참사관은 프놈펜의 포첸통 국제공항에서 이들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기가 두번째 착륙시도 끝에 착륙했는 줄 알았으나 갑자기 폭음과 함께 활주로 끝 방향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정신없이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쏟아지는 폭우 속에 널려 있는 비행기 조각과 시체의 부분 부분이었다. 당시 공항에는 프놈펜 교민 10여명이 가족 친지 등을 마중하기 위해 나가 있었다. 정참사관은 교민들의 도움으로 장인과 부인의 시신을 3,4시간만에 찾아냈다. 모두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지만 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폭우마저 쏟아져 수색을 중단, 영안실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밤새 한잠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충격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들의 울부짖는 환청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참사관은 4일 아침 또다시 현장으로 달려가 찌그러진 기체내에서 온몸이 불에 타버리고 다리 부분만 남은 아들의 시신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들은 정참사관이 사준 운동화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참사관의 가족은 지난 7월 캄보디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일시 서울로 대피했다가 현지 국제학교 7학년생인 영화군의 개학에 맞춰 프놈펜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프놈펜〓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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