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全-盧 사면」…이회창대표 충격

입력 1997-09-02 19:53수정 2009-09-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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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 등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 전 석방추진」은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가 추석전 정국주도권 장악을 위해 던진 「제1구」였다. 그러나 이대표의 회심의 역투가 결과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어이없게 벗어나는 형국이어서 이대표의 정국주도는 당분간 힘들 것 같다. 전, 노씨 사면 파문은 이대표에게 당내 위상과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이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당총재직 조기이양 요구 등 제2, 제3의 국면전환카드도 당분간 유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당내의 평가다. 이번 파문은 또 당내 일각에서 내연해온 이대표의 폐쇄적인 대선캠프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표는 모든 현안에 대한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논의를 요구하는 비주류의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파문의 원인이 사면여부가 아니라 사면시기 및 논의방법과 절차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정권 임기내 전, 노씨 사면은 이미 여권의 확고한 방침이다. 따라서 전, 노씨 사면은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는 「대형 카드」인데도 이대표가 서두르는 바람에 효력을 잃었다는 원망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동이 후보교체 공론화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3일로 예정된 당무회의가 2일 전격 취소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범진(朴範珍)총재비서실장이 「이대표의 역사인식 부족」까지 거론한 것은 불길한 조짐 중 하나다. 청와대는 물론 이번 파문이 후보교체설과 연계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이대표의 후보적격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에게 미칠 심리적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표의 「전, 노씨 추석 전 석방 추진」 발언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여권내 기류에 악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하다. 이대표는 4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대표의 체면을 어떻게 어느 정도 회복시켜 줄 지가 관심사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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