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紙 「인간의 어리석음」특집]『인류역사는 만우절』

입력 1997-03-31 19:48수정 2009-09-2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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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홍은택특파원]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인들은 외국 사람들이 환한 대낮에, 그것도 눈깜짝할 사이에 남자의 생식기를 도려내 달아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때문에 때때로 생식기 「소매치기」로 의심받는 사람들이 군중에 붙잡혀 죽도록 얻어맞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대명천지에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만우절의 거짓말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어리석음의 역사였다.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여자의 치아수가 남자보다 적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만우절을 맞아 이같은 인류의 어리석음을 특집으로 꾸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성악가 제럴다인 파라가 영화에 출연했다. 그의 격정적인 카르멘은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었다.하지만 흥행은 참패. 「소리없는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팬들이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915년 당시는 무성영화시절이었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첫번째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중요한 것을 깜빡했다. 후진 기어를 만들지 않은 것. 후진할 때마다 차에서 내려 밀어야 했던 그의 기분이 어땠을까. 교황 바오로4세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틴 대성당의 벽화를 보고 딱 한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벌거벗은 등장인물들이 외설스럽게 보였던 것. 미켈란젤로의 제자 다니엘 다 베테라에게 모두 옷을 입히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 이후 베테라에게 붙은 별명은 「양복쟁이」. 1834년 발표된 실베스터 그레이엄의 논문은 당시 금욕주의자들에게 최고의 위안이었다. 그는 부부간의 과도한 성적 접촉이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에서부터 두통 우울증 히스테리 신장질환 기억상실증 정신이상, 심지어는 후손들의 조기사망에 이르는 38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특히 새로운 발명이나 발견이 있을때 더욱 「총기(聰氣)」를 발했다.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파리 과학아카데미에서 축음기를 발표하자 저명한 학자들은 『복화술(腹話術)을 이용한 사기』라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제너의 종두법에 대해 의사들은 사람이 우두를 맞으면 네발로 기게 된다고 믿었고 목격담까지 발표됐다. 에티오피아의 황제가 전기 사형의자를 도입하고 난뒤 전기가 아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든지 미국 국무장관이 육지로 둘러싸인 스위스에 파나마 운하개통식에 해군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애교」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어리석음은 때때로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켰다. 중세시대에 마녀로 찍힌 수많은 사람들이 손발이 묶인 채 강물에 던져졌다. 물에 빠져죽은 이들은 죄없는 사람이었고 살아남은 사람은 마력으로 살아났다며 사형에 처해져 어쨌든 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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