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대다수 『천국은 있다』…타임誌-CNN 공동조사

  • 입력 1997년 3월 29일 08시 28분


[김경달 기자] 「천국은 존재하는가」. 미국인들에게 있어 「천국」에 대한 관심은 유별나 보인다. 「천국의 존재」에 대한 신뢰가 다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 미국인들의 의식조사 결과와 더불어 학계의 비판적 입장을 타임지 최근호가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타임지와 CNN이 조사기관에 공동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미국의 성인 1천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81%가 천국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지옥이 있다고 답한 이는 63%였다. 또 천국을 믿는 사람들은 선행만으로 천국에 갈 수 있다(6%)는 입장보다 신에 대한 믿음(34%), 혹은 둘 다(57%)에 의해 천국에 갈 확률이 높다고 답했다. 그리고 천사의 존재에 대해서는 93%가 확신을 보였다. 천국에서는 현생의 삶이 완벽해진 상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11%였고 전적으로 다른 삶이 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85%였다. 천국에서 영혼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답은 66%, 육체와 영혼이 공존할 것이란 답은 26%였다. 친구와 가족들을 천국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88%나 되었다. 미국인들은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무덤에 묻을 때 천국의 존재와 「언젠가 더 나은 곳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믿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1960년대에 「신은 죽었는가」를 주제로 성직자와 신학자들 간에 논쟁이 일었던 것을 상기시킨 이 보도는 이같은 조사결과와 함께 천국은 존재하는가라는 문제제기를 덧붙였다. 통상 명백한 가상공간으로 받아들여졌던 내세(천국과 지옥)를 최근들어 부정하는 입장이 거세지고 있다는 것. 근대 미국교회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신자들에게 용기를 주거나 위협을 주는 대상으로 활용해왔다는 게 교회내외의 일반적인 설명이었다. 천국에 관한 최신 이론서가 될 「천국의 역사」를 5월경 펴내는 제프리 버튼 러셀은 천국은 『현실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그는 『천국이라고 불리는 그 공간은 단순히 에덴동산이나 신들의 왕국이 아니며 또 이 세상의 끝에 찾아올 파라다이스도 아니다. 오히려 그 셋 모두』라고 설명했다. 천국을 완전한 별개의 공간으로 놓기보다 현실 속에서 찾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교에서는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존재들은 개별적으로 천국을 갖게 된다는 비교도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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